티스토리 뷰

[영화] 협녀, 칼의 기억

계단말이 2019. 2. 16. 10:37

감독 : 박흥식 
출연 :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외 

개봉일 : 2015.08.13


엄청난 혹평을 받은 작품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 덕분에 기대가 낮아서 그런지 즐겁게 봤다. 

잠깐 잠깐 스처가는 몇몇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다시 보기 힘들만큼 좋은 장면도 있었다. 


전도연이 이영화를 시나리오를 보고 골랐다던데 충분히 괜찮은 시나리오다. 

다만 여기저기 다른 명작들을 짜집기 해놓은 것같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라 생각한다. 


인물들과 그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뭐라고 더 할말이 없는 배우는 이병헌. 

덕기라는 조연같은 캐릭터를 욕심으로 주연으로 만들어 놔서 아마 다른 배우였다면 보는내내 불안했을 것같다. 

이병헌의 연기한 덕기는 이 영화에 믿음을 주었다. 

다른 두명의 여주인공이 휘청할 때도 배역만큼 단단했다. 

어쩌면 그래서 더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만약 이 영화가 배우의 연기 때문에 흥하지못했다면 그 원인은 전도연에게 다 몰아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사실 어려운 배역이었다. 

극 중 인물도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서 마음을 다지고 그러면서도 미연과 연민에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남편과 연인과 딸, 복수와 애정, 배려와 증오, 계속해서 부딪치는 감정속에서 전도연이 연기한 월소는 어느 것하나 선택하지 못한다.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으로 키운 딸도 마찬가지. 

이 정도면 연출에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근데 배우가 전도연. 

아마 연출도 배우를 믿고 맡겼던거 같다. 

나라도 그랬겠다. 배우가 전도연이데. 


그리고 김고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김고은의 연기에 대해서는 혹평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한다. 

초기 장면에서는 그냥 보기 힘들었다. 

액션 연기는 오히려 나은 편이었다. 

말투와 표정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아이돌 여가수를 주말연속극 주연으로 맡겼을 때의 분위기와 같았다.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홍이라는 인물이 복잡해 진다. 

천진난만함과 복수로만 되어 있던 인물이 애정과 고뇌, 결단의 양념이 추가되니 연기하는 배우도 달라졌다. 

배역자체가 월소와는 달리 기로에서 선택을 하는 인물이라서 그럴수도 있다. 

근데 후반의 그런 연기를 할려면 배역에 대한 분석을 대충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액션연기도 달라진다. 

이건 내 짐작인데 

초반에 어설픔이 배우가 생각하는 생각이 어린 역의 해석이 아니었을까? 

그냥 그게 멋도 모르고 연기하는 모습처럼 보이는게 배우의 실책이겠지만 일부러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영화속에서 가장 좋은 장면들은 홍이가 만들어 낸다.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다른 두 배우와 달리 이 영화에서 김고은은 얻은게 많을 거라 생각한다. 

어떤 영화에서도 한번씩은 같은 미소가 등장한다. 나는 보기가 좋은데 조금 걱정이 된다. 




아쉬움이 많은 영화다. 

예고편은 내가 봤던 그 좋은 장면들로만 만들었을테니 기대하고 봤던 관객들의 어마무시한 실망도 이해되고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장르에서 어떤 그림을 보여줬다는 것에서 좋기도 하고 그렇다. 




기대는 말고 추측도 말고 그냥 딴짓하다가 볼일이 있다면 후반쯤에는 재미가 있을 것이야.